명상, 마음공부 이후 첫 건강검진을 받으며 수행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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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라는 느낌을 혼자서 느낀후에

이 기분은 뭘까라는 생각에 시작한 명상...

강연도 참석해 보고, 책도 보고, 법문도 들으면서 조금씩 하다보니

깨달음에는 아직 멀었지만, 나라는 생각, 존재가 허상이라는것 정도는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몇년전에 속이 너무 안좋아서 위에 구멍이 뚤리기 직전에 검사를 받았고,

올해가 정기건강검진을 받는 년도인데,

예약을 하고 날짜가 다되어가니,

또 불안한 마음, 생각들이 올라옵니다.

요즘 송년회라고 술을 많이 마셨고, 몸도 안좋은데, 이러다가 상태가 많이 안좋아졌다거나, 암이라고 하면 어떻게하지라는 걱정 등등...

검진을 미룰까? 받지 말고, 건강해지면 할까? 등등의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이러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차분히 앉아서 마음을 들려다 봅니다.

내 생각들이 나를 위해서 걱정을 많이 해주는구나.

상태가 안좋아졌다면 약먹고 치료 받으면 되고, 암이라고 하면 항암치료 받으면 되지 뭐...

지금 도망간다고 해서 달라질것도 없고, 초조해 한다고 해서 달라질것은 없어, 결과나오면 그때가서 생각하자라고 마음을 먹어봅니다.

물론 생각은 계속 불안함을 유발시키지만, 그때가서 결정할꺼야! 라고 되네이며, 생각을 날려버리려고 합니다. 

물론 또 떠오르면 또하고...

 

건강검진 당일... 그 불안함은 계속 올라옵니다.

거기다가 9시에 도착해서 별로 하는것도 없이 위내시경때문에 11시까지 대기...

불안함에 짜증까지 밀려옵니다.

불안함은 계속 날려버리고, 우뇌를 자극하는 게임을 하면서 현재에 집중을 해봅니다.

게임이 끝나고 나서는 불안은 사라지고 없지만, 짜증은 여전합니다.

그리고는 대안을 생각해 봅니다.

내가 저 사람들과 싸우거나 고칠려고 하지 말고, 방법을 바꾸자.

다음에 올때는 1시간 정도 늦게 오는게 좋겠다. 라고 생각을 하니 짜증도 거의 사라집니다.

그냥 기다리면서 따뜻한 햇살을 쬐면서 밀리의 서재에서 읽다만 책을 마저 읽다가 보니 드디에 제 차례가 오네요.

 

저는 수면내시경을 하지 않고, 그냥 바로 집에 가는게 좋아서 일반 내시경을 하는데,

매번 고통스러운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매번 5분만 참자! 버티자! 라는 생각으로 있었는데,

이번에는 명상에서 호흡에 마음을 고정시키는 방식이나, 이너게임에서 말하던 핵심변수에 집중해보기로 했습니다.

내싱경을 받으면서 느껴지는 고통, 입에서 나오는 침, 구역질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하나에만 집중해보기로 합니다.

내시경이 시작...

하지만 역시나 내시경이 목을 통과하는 순간부터 힘이들고, 예전의 악몽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그냥 호흡에 집중을 해봅니다.

예전에는 코로 호흡을 했었나? 이번에는 입으로 호흡을 해보니, 별로 힘들지가 않네요.

다른것은 신경쓰지 않고, 삑삑 거리는 기계음에 맞추어서 들숨과 날숨을 해보니, 거의 고통도 없고, 쉽게 마무리를 했습니다.

예전의 1/10 정도의 느낌?

보통은 의사 선생님이 조금만 참으세요. 그랬는데, 오늘은 잘 참으시네요 라고 하네요....^^

 

마지막 관문인 위내시경 결과를 기다립니다.

앞에 저보다 연배가 있으신 아저씨에게 의사선생님이 상태가 많이 안좋다. 술, 담배, 커피, 스트레스 조심해야 하고, 암으로 발전할수도 있으니 앞으로는 매년 위내시경을 받으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앞에서 얼차려를 받고 있고, 나는 다음 차례의 기분이 좀 후덜덜하네요....

 

드디어 내차례...

찹찹한 심정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앉았는데,

의사 선생님왈...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요즘 술 안드세요?

아니요 계속 먹는데요?

예?

그래도 조심을 하라고 하는데, 

갑자기 마음이 천국에 온듯한 느낌이 듭니다.

속으로 나대지마 마음아... 하면서도 이런 기분은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물론 한 1시간정도 지나고 나서, 이글을 쓰다가보니 그런 기쁨이나 즐거움의 생각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네요...

 

마음, 생각이라는것이 얼마나 부질없고(물론 걱정해주는것은 고맙지요~), 환상같은것인지를 느낄수 있었던 시간이였습니다.

 

뭐 깨달음을 얻고 나서 살아가는데 크게 변하거나 바뀌는것은 없다라는 말을 종종 듣고는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명상을 하고, 마음공부를 하는것이 삶에 변화가 없다면 할 필요가 있을까요?

명상, 마음공부를 우리의 삶에 가지고 온다면, 저의 짧은 예처럼 삶의 다양한 분야에서 참 좋은 효과를 볼수 있습니다.

생각을 바라보며,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좀 더 평온한 마음에서 살아갈수 있는듯 합니다.

외국에서는 이너게임, 젠골프, 마음을 쏘다 활 등 불교의 zen 선 등을 일상에 적용을 해서 더 나은 삶, 일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도 많은듯 한데, 국내에서는 이런 부분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암튼 명상, 마음공부는 그 자체로 끝낼것이 아니라, 그것을 일상으로, 우리의 삶으로 가지고 와야 진정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공부한것을 가지고, 삶에서 느끼고, 자각하며, 실행에 옮길수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명상, 마음공부 잘하시고, 그것을 가지고 우리의 삶도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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