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한 신문 조선일보가 뿔났다?

 

고상한 신문 조선일보가 뿔났다. 신성한 '민의의 전당'이 폭력이 난무하는 무법천지가 됐대서다. 그래서 6일자 1면 헤드라인을 <폭력에 굴복한 민의의 전당>으로 뽑았다.





▲ 2009년 1월 6일자 조선일보 1면 


그러면 조선일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폭력의 주인공은 누굴까?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다. 조선일보는 1면에 강 의원의 폭력활극을 담은 사진을 무려 3장씩이나 배치했다.

쇠로 된 원통형 경계라인 봉을 들고 국회의장실로 쳐들어가는 장면,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실의 원탁 위로 뛰어 올라가 발을 구르는 장면, 그리고 국회의장실을 경비하고 있던 경위의 넥타이를 잡아채는 장면이 바로 그거다. 조선일보는 이들 사진에 <'격투기 선수' 강기갑>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 강기갑 민노당 대표의 활약상을 부각시킨 1면 중앙 사진 


조선일보가 평소 무시해 마지 않던 민노당 대표의 활약상(?)에 이처럼 앵글을 들이대고 생중계하다시피 한 까닭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국회가 <민노·민주당 등 소수의 불법에 속수무책>(부제)임을 극대화시켜 보여주자는 거다. 조선일보가 강 의원의 활극과 더불어 민주당의 로텐더 홀 점거와 해머 난동 등을 1면 기사에서 친절하게 부연한 것도 그와 무관치 않다.

“중요 현안은 하나도 처리하지 못한 채 소수 강경파에 끌려 다니다...소수 강경파의 폭력 행사에 무릎을 꿇고 만” 대한민국 국회의 무능과 비참을 피알(PR)하는데 이보다 좋은 시각자료가 없다는 계산이 거기 깔려 있다(<폭력에 굴복한 민의의 전당>, A1).





▲ 다수결에 의한 해법을 강조한 5면 관련기사  


1면의 키워드가 "소수 강경파의 폭력"이었다면, 5면의 핵심단어는 "다수결"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둘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소수 강경파의 폭력으로 국회가 무법부로 전락한 것도 이 원칙이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며, 절대 다수의 의석을 점유한 거대여당이 무기력증에 빠진 채 소수 야당에 끌려 다니는 것도 수의 힘으로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능력한 한나라당과 투쟁 일변도의 민주당을 각각 분석한 <'오합지졸 172석' 여당>과 <민주주의 팽개친 야당> 기사는 아예 다수결의 원칙에 대한 송가(頌歌)라 할 만 하다.

조선일보는 "172석이란 절대 다수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이 야당의 불법·폭력을 수와 힘으로 제압하지 못한 데는 "전략과 리더십홍보 부재 및 명분 확보의 실패"가 결정적이었다고 꼬집었다. 반면, "국회의사당을 '불법과 폭력의 전당'으로 만든 당사자"인 민주당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대한 존중 의식이 없다"고 비난했다.

"몇몇 한나라당 고문들은 "여권이 '중요한 법안'이라고 하면서도 국민에게 충분히 그 필요성을 설명하지 못했다. 여당이 효율적인 정책홍보로 여론의 지지만 얻었더라면 야당의 불법·폭력을 수(數)와 힘으로 제압해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오합지졸 172석' 여당>)

"전문가들은 "민주당에게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대한 존중 의식이 없는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한다..."일단 의석수가 정해졌으면 토론하되 마지막에는 표결처리하고 그 결과에 대해 다음 선거에서 책임을 묻는 게 민주주의의 상식인데 민주당은 이를 무시했다"(박성민 '민 기획' 대표)는 것이다..."(<민주주의 팽개친 야당>)


이에서 아다시피 조선일보에게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요 상식이며, 국회를 국회답게 하는 초석이다. 이것이 무너지면 불법과 폭력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현금의 국회 난장판 사태를 바라보는 조선일보 시각이 이러하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기억하고 있을까? 예전에 자신의 입으로 이런 말도 내뱉었다는 것을. 김영삼 문민정부 때 작성한 <단독강행 삼가길>(1995.3.4)이란 사설에서 조선일보가 구사한 논리를 작금의 다수결 찬가와 비교하면서 주의깊게 들어 보시라.

조선일보曰

"집권 여당은 지자법 개정에 대한 야당의 반대와 관련해서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원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그러한 산술적 다수결론이 민주적 관행과 국민적 기대에 비추어 무리한 것이 아닌지 되새겨 보게 된다.

다수결은 원론적으로는 단체나 기관의 의사결정을 다수의견에 의하여 결정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지만 그렇다고 다수의 힘을 믿고 다수의 의견을 변칙적으로 강요한다면 그것 역시 민주적이라고 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 문한별 편집위원 

다수결의 논리를 확대하면 민주사회에서 선거에 의해 다수당과 소수당이 결정됐을 때 이미 모든 정책은 선택된 것이나 다름 없고 그 이후 소수의견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의회는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


어떤가? 한 입으로 전혀 상반된 소리를 동시에 낼 수 있는 조선일보의 복화술 묘기가 신통 방통 꼬부랑통 하지 않은가. 이런 신문이 "일관된 논리" 운운하며 '고급지' '정론지'랍시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게 그저 기가 막힐 따름. 조선일보여, 입이 있으면 변명이라도 해 보시라.

문한별/편집위원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95626&gb=da

뻔히 이럴줄은 알았지만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물론 조선일보에서는 일언반구도 안하겠지만, 이런 기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조선일보만 보시는 어르신들에게 보여주셔야 할듯합니다.
조중동이 진실인줄로만 알고 계시는 분들에게 매트릭스속에 살고 계시다는것을 알려주셔야 할듯합니다.
저희 아버지도 그렇지만 감정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마시고 이렇게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이야기를 하셔야 잘못된 사실을 그분들도 느끼시리라 믿습니다.
절대 나는 아는데, 너는 모르잖아라는 식의 태도는 더욱더 반대적인 감정만을 부를뿐입니다.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나를 위해서라도 무엇보다도 진정하게 이 나라를 위해서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이러한 식의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좌빨이라고 하던지 말던지 상대를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진실만을 보여주어도 충분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진정 민주화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원하신다면 무조건 한나라당에 반대하는것도아니고, 잘못된것은 객관적으로 사실적으로 지적해가면서 바꾸어나간다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충분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