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통화를 하고 후회와 걱정을 하다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해보며...

 

친구 와이프에게서 전화가 왔다.

몇번 만나보기는 했지만, 뭐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니지만, 몇번 친구 전화가 안되어서 와이프 전화로 통화를 한적이 있어서 저장을 해놓았는데, 왠지 불안한 느낌이...

여기서 한번 갈등은 한다.

전화를 받어? 말어? 뭐 별일있겠어라는 생각에 전화를 받아본다.

"안녕하세요. 저 XXX 와이프 XX인데 잘 지내시지요...

저기 혹시 우리 오빠랑 몇일전에 만나셨어요?"

대충 감이 잡힌다.

대학시절부터 술친구로 취업을 한후에도 한달에 한두번 이상은 꾸준히 만났는데, 최근에는 두달정도 못봤는데, 아무래도 술을 먹고 집에 안들어간듯...

여기서 또 한번 갈등을 한다.

만난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를 해주는것이 좋을까? 아니면 만났다고 거짓말을 해주어야 할까?

"아~ 예~ 몇일전에 잠깐 만나서 술한잔했어요"

"아 그랬군요. 근데 오빠가 늦어서 XX씨 집에서 같이 잤다는데 정말이지요?"

이제 확실하게 감이 잡힌것이, 바람을 피울놈은 아니고, 한번 술을 마시면 끝을 보는 스타일로, 심한경우 새벽 4-5시 까지 마시기도 하는데, 대학때는 동아리MT에 가서 후배 술을 먹이다가 엠브란스를 부르기도 했다는 전설이...

암튼 그러다가 집에 못가고, 바로 회사로 갔던지, 어디 사우나에서 잠을 자다가 갔을것이다.

(뭐 여자가 나오는 그런곳에 갔다가 2차를 갔을 확률도 없지는 않지만, 친구로 봤을때 확률은 거의 없다)

또 한번 갈등을 한다.

술은 마셨지만 일찍 헤어졌다고 해야하나, 정말 잤다고 해야하나... 이러면 아까 잠깐 만났다는 말과 벌써 앞뒤가 안맞는데...-_-;;

"아~ 좀 늦어서 우리집에서 자고가라고 했는데, 나이먹고 부모님 뵈기도 미안하고해서 그냥 회사근처 사우나에서 잔다고 하더라구요."

(참고로 집이 지방으로 좀 상당히 멀어서 택시도 안잡히거니와 잡혀도 활증에 따블이 붙어서 택시를 타고 가지는 않음)


"아 그랬군요.. 전 걱정이 되서요. 암튼 죄송하고요... 오빠에게는 전화했다는 이야기 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역시나 뒷맞이 찝찝하다.

또 다시 갈등은 한다.

친구에게 전화를 해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화를 해주면 보나마나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고 부부싸움이 대판 벌어질것이고, 아마 친구와이프는 내 이름만 들어서 이를 갈것이다.

전화를 안해주자니 친구에게 좀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막상 전화를 해서 내가 잔소리나 할것같아서 그만두기로 했다.


친구 와이프의 전화를 받고 잠깐 동안 네번의 고민을 했다.

그리고 생각을 해본다. 전화를 안받았으면 어땠을까? 솔찍하게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친구에게 전화해서 정신차리라고 이야기해주었으면 어땠을까? 등등...

지금도 어떤 선택이 옳은 선택인지 확신이 서지 않고, 다시 똑같은 상황이 온다고해서 아마 결론은 같지 않을까 싶은데, 이미 해버리고, 지나버린 일에 대해서 고민하고, 잘못한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내 자신이 우수울 따름이다.


과연 어떠한 선택을 했어야.. 후회가 남지 않았고, 나 역시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런 선택은 없지 않을까? 그러면 나의 이런 고민 또한 부질없는 짓이 아닐까?

한번 결정하고, 실행해 옮기면 거기서 끝일뿐인데, 부질없이 과거속에서 고민하고, 이랬으면 어땠을까를 고민하는 덧없는 일을 하면서, 이런 우유부단한 행동이 비단 이 일뿐만이 아니라, 나의 삶속에 깊이 뿌리잡고 있지는 않은가를 생각해본다.


지나간 일에 대해서 후회하고, 걱정하고, 고민하지 말고... 그저 결정된 일은 그대로 놓아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것이다. 뭐 물론 이런 복기로 인해서 앞으로의 결정이 더 나아질수도 있겠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그저 후회뿐이다.

무대포로 무조건 앞으로만 나아가는것 또한 경계해야할 일이지만, 가급적 한번 결정하고, 실행한 일에 대해서 미련을 두지말고, 뒤를 돌아보지 말고... 그저 앞으로 가자라는것이 이번 통화를 하고 느끼게 되었다.

위 파일은 예전에 안철수씨가 어디 강연인가 TV에서 한말이 너무 좋아서 녹음을 해놓았는데, 참 멋진말이다. 안철수씨의 방식대로 했다면 아마 부부싸움을 하게되더라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것이고, 물론 큰 고민을 하지도 않을것이다. 그 순간에 그 일은 끝이 난것이고, 앞으로 벌어질 일에만 준비를 하라는 그의 말... 좋다라고만 생각하지말고, 가슴속에 새기도록 하자.

이제는 앞만 보고 뚜벆뚜벅 걷도록하자. 뒤를 돌아보고, 좌우를 돌아보지말고, 지금 이순간 내가 해야 할 일만을 생각해서 실천하도록 하자꾸나...